[E]전문가칼럼2015. 12. 14. 10:38

 

2015.12.13

신간《호모 사피엔스 씨의 위험한 고민》중에서

 

 

이창무 필자 소개 : 미국 뉴욕시립대학교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형사사법학(Criminal Justice)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사회부 기자이던 시절에 '김정일 처조카 이한영 피살사건', '재미킬러 고용 청부살인사건', '한총련 연세대 사태' 등을 취재하여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이 달의 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저서로는 《패러독스 범죄학》 《10년 후 세상》(공저) 《크라임 이펙트》 등이 있다.

 

◆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실현되는 '빅브라더'의 미래

 

프리 크라임(Pre-Crime)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프리 크라임이란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범죄 장소, 방식, 피해자, 범죄자 정보를 예측하여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자를 체포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말이죠.

 

실제로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구글은 인터넷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미래의 일들을 예측하는 리코디드 퓨처스(Recorded Futures)라는 기업을 지원하여 프리 크라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 산타클라라 대학은 범죄 예측 서비스인 프레드폴(predpol)을 개발했습니다.

 

프레드폴이란 예를 들어 미리 범죄가 발생할 지역을 집중적으로 순찰하고 수사를 하는 것입니다. 미국과 영국이 도입했으며 특히 영국의 켄트 주는 프레드폴을 적극 활용하여 범죄발생률을 연간 14만 건에서 10만 건으로 약 30% 줄이는 효과를 봤다고 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청은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리 정보를 분석하여 범죄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졌던 프로그램 가운데 스타라이트 프로그램(Starlight program)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인물의 이동경로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테러 용의자 등을 찾고 현재 위치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 경제적 삶을 이용하는 '리틀시스터'의 미래

 

때로는 우리도 모르는 우리 정보를 기업이 먼저 알아챌 때도 있습니다. 미국의 대형마트인 타깃(TARGET)은 말 그대로 타깃을 완벽하게 공략하기로 유명한 기업입니다. 어떤 아저씨가 타깃에 항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왜 우리 집에 출산 키트를 광고하느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아저씨는 모르고 타깃은 아는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아저씨의 딸이 임신을 했던 겁니다. 타깃은 임산부가 임신 초기에 많이 사는 영양제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임신 중기가 되면 로션을 많이 산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타깃은 그 아저씨의 딸이 초기에 여러 영양제와 논카페인 제품을 많이 사더니, 중기가 되어서 로션을 구입하는 것을 파악한 뒤 아저씨 집으로 출산 키트 광고지를 보냈던 겁니다. 이게 빅 데이터의 한 사례입니다.
 
마트가 빅 데이터를 활용한 유명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바로 월마트의 '맥주와 기저귀 세트'입니다. 아이 아빠들은 기저귀를 사러 왔다가 맥주까지 장바구니에 넣는다는 소비 패턴을 분석한 예입니다. 개인의 스타일, 취향, 이런 것들이 다 공개되는 것이죠. 소비 패턴과 자사 상품을 연관 짓는 매칭 시스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고객의 행동 시점에 따른 욕구(needs)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서부터 마트 영수증까지 우리 일상 정보는 CCTV 외에도 무수히 많은 금융기업과 유통기업들로부터 감시당하고 있습니다. 소비 데이터뿐만이 아닙니다. 온라인 쇼핑몰은 각각의 아이디가 언제, 어떤 상품을, 얼마나 자주 검색했는지 기록합니다. 이런 정보를 종합하여 분석하면 기업의 마케팅팀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의 본인도 모르는 고유한 특성까지 분석합니다.

 

◆ 정보권력과 국민이 서로 감시하는 사회

 

우리는 정보권력의 범죄기회는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를 감시하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것입니다. 이걸 시놉티콘(synopticon)이라고 합니다. '서로 동시에 감시한다'는 뜻이며 대중이 권력자를 역으로 감시한다는 뜻이죠. 지금 우리가 권력자들을 감시하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미국의 예를 봅시다. 미국 국민은 9.11테러 이후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여겼습니다. 자의에 따라 개인의 자유가 다소 줄어드는 것은 감내했죠. 하지만 국가가 정보권력을 쥐고 프리즘 시스템을 통해 동맹국과 자국민의 정보까지 감청했다는 사실에 미국민은 경악했습니다. 그리고 정부에게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보장하라고 압박을 넣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언론, 시민단체를 통해 국가와 정보권력에 대한 감시를 지금보다 더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에 관련된 법도 강화해야 합니다.

 

 

◆ 정보권력을 쥔 자들에게 전하는 말

 

정보권력이 문제가 된다고 정보기술을 폐기할 수는 없습니다. 지구온난화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석유 사용을 전면 금지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등과 같은 제3의 대안이 등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보권력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감시자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역감시 시스템'을 제대로 운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력기관과 국민이 동시에 서로를 감시하는 일종의 시놉티콘(Synopticon)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역감시 시스템 작동 등을 통해 정보권력 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법적, 제도적 보완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미래에 우리의 일거수일투족과 나아가 사고까지 지배하려는 빅브라더와 리틀시스터에에 맞서야 합니다. "We are watching you." 억압받지 않기 위해 대중이 정보권력을 쥔 자의 눈을 똑바로 보며 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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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대덕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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